본문 바로가기

통기타 리페어

헤드가 부러진 크래프터 글로리아!





안녕하세요. 통기타이야기의 찰스입니다.

오늘도 안타깝게 파손된 기타의 수리 과정을 담은 이야기 입니다.


어느날, 손님이 오셔서 '이게 될까 모르겠는데..' 하고 기타를 꺼냈습니다.




크래프터 기타란 것과 함께, 무엇이 문제인지 얼핏 보이는군요. ㅎㅎ




많이 판매되는 모델중 하나인 글로리아 입니다.

탑 솔리드에 GA 커터웨이에 픽업까지 있는..

무대에 설일이 있는 분들은 한번쯤은 고민해 보는 모델이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꽤 오래된 애군요. 09년 시리얼..




뒤집어 보니 가슴 아프게 이런 상태네요. ㅠㅠ

기타는 6줄의 장력이 상당히 세기 때문에, 줄이 감겨져 있는 상태에서 뒤로 넘어지면 상당히 높은 확률로 이 부분이

부러집니다. 기타에서 가장 파손에 취약한 부분이라고 할수 있죠.




일단 수리를 위해 모든 헤드머신을 해체했습니다. 여기저기에 세월의 흔적들이 보이네요. ㅎ




접착을 하기 전에, 일단은 클램프로 눌러서 갈라진 면이 제대로 원래 모양으로 붙는가 확인 해봅니다. 가끔 파손되면서

조각이 떨어져 나가거나, 단면이 이렇게 깔끔하게 돌아오지 못하게 걸리적거리는 모양으로 깨진 애들도 있습니다. 그럴땐

단면을 좀 정리를 해줘야 모양을 맞출수가 있습니다.

얘는 그렇지는 않은데.. 두 방향으로 갈라지는 바람에 클램프가 하나 더 필요하겠군요..




그래서 옆으로도 한놈 더 해서 눌러봅니다. 이정도 모양으로 복구시켜야 되겠네요. 이제 다 풀고 단면에 접착제를 바른 후

다시 누릅니다.




확실하게 하기 위해선 접착제를 아주아주 많이 흘려넣고 누릅니다. 단면의 크기에 비해 접착제 양이 모자란 것 보단

눌렀을때 넘쳐나는게 확실하겠지요. ㅎㅎ 다만, 넘쳐나서 흘러내리고.. 심지어 누르고 있는 클램프에 묻거나 해서

클램프가 저 부위에 붙어버리면 대참사가.. 그래서 잽싸게 닦아내야 합니다. 옆에 있는 휴지들이 그래서 희생된

아이들이죠. ㅋㅋ


접착 부위에도 흰색으로 휴지가 조금 묻어있는데, 어차피 다 깎아내고 갈아낼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ㅎㅎ




사진 한장 지났지만.. 아까 그 상태로 1박을 하고 다음날입니다. ^^;;

클램프를 풀고 제대로 붙었나 확인을 해보고, 표면의 미세한 작은 크랙부위들에도 꼼꼼하게 접착제를 바릅니다.




뒷면도 이렇게.. 잘 붙긴 했지만 보기 지저분하네요. ㅎㅎ




제일 안타까운 순간.. OTL

전 사진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엄청난 작업량이 있었지만.. 사진 한장입니다. ㅠㅠ


작업칼로 표면의 접착제를 다 자르고, 깎아내고 하면서 대략의 모양을 회복한 다음 사포로 표면을 좀 다듬은 상태!




앞면도 마찬가지 과정을 거쳤습니다. 다만.. 헤드 밑에 보이는 저런 600방 사포는 이 윗면에 쓴게 아닙니다.

전 사진에 보신 뒷면 다듬을때 쓴거랍니다. 유광 처리해야되는 면에 저런 사포 쓰면.. 돌이키기 어렵습니다. ㅎㅎ


눈썰미가 좋은분들만 발견하셨을테지만, 다듬는 작업중 보니 너트가 한번쯤 떨어져서 직접 다시 붙이신건지

접착제가 넘쳐흐른 상태로 굳어있어서 깔끔하게 다시 해드리려고 너트도 떼어냈죠.




원래 무광인 넥 뒷면은 깨끗이 털어낸 다음, 오일로 닦아주면 이렇게 원래의 모양이 됩니다.

이제 슬슬 끝이 보이는군요..




유광면은 아까 상태에서 버핑(buffing) 작업을 거쳐서 다시 광을 찾았습니다.

헤드 테두리의 여기저기 조금씩 깨진 부분들은, 비용 문제상 작업하지 않았습니다.. ㅎㅎ




이제 해체해서 모아놨던 헤드머신들을 다시 조립!




너트 홈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다시 접착한 후에, 줄을 걸고 세팅도 합니다.




이렇게 완성!


헤드/넥이 부러진 기타 수리는 제가 생각외로 많이 하는 작업입니다.

신기하게 단면이 아주 좁게 거의 수직으로 똑 잘린것 같이 부러지지만 않으면, 보통은 수리해서

다시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생각외로 접착제의 성능이 훌륭해서 잘 버틴답니다.


다만, 원래의 상태에서도 부러졌던 곳이기 때문에 똑같은 충격을 받으면 다시 부러질 수도 있습니다.

수리했던 부분이 부러지는 경우도 있지만, 생각외로 수리했던 부분은 잘 버티고 그 옆이 부러지는 경우가

더 많더군요. (수리후 또 몇번 넘어트렸는데 멀쩡히 잘 버티더라.. 하는 얘기도 많이 듣습니다. ㅋㅋ)


그리고 이론적으로는 누가 봐도, 나무의 부러진 단면을 접착했으니 원래 나무 조직이 붙어있을때와는

소리의 전달이 달라져서 기타 소리가 달라질 수 있는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생각외로 그게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