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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기타 리페어

충격으로 후판이 깨진 탑솔리드 기타





안녕하세요. 찰스입니다.


오늘의 환자(...)는 안타깝게 배송 파손 사고를 당한 아이네요.

심지어 위탁 판매를 위해 저희에게 보내주신 애가 오는 길에.. 크흑.


보면서 가슴아프고, 하면서 힘들었던 (...) 작업 일지 입니다.




크래프터 기타였습니다. 크래프터 라인업을 알면, 헤드 디자인만 봐도 일단 저가형 모델은 아니라는걸 알수 있죠. ㅋㅋ




갓인어스 FW 입니다. 디자인은 일반 갓인어스 (GA 바디)와 같고, 바디가 좀더 작은 모델입니다.




기타를 세웠을 때 가장 아래, 엉덩이(..) 부분의 후판입니다. 충격을 받아서 콰직..




이 기타는 탑 솔리드 기타이기 때문에.. 상판만 솔리드(원목)이겠지요. 그럼 당연히 이 후판은 합판이라는 말입니다.

사실 깨진 모양만 봐도 합판이라는걸 알수 있죠. ㅎㅎ 충격을 받더라도 원목판은 이런 모양으로 깨지진 않거든요.


일반적으로 3겹 두께의 합판을 쓰는데, 무늬목 + 가운데 + 무늬목으로 붙입니다. 이런 구조의 합판이 충격을 받아서

이렇게 꺾이게 되면.. 무늬목이 떨어진다던가, 아니면 무늬목이나 가운데 나무가 깨지면서 그 삐죽삐죽한 부분이 위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설명이 어렵군요.. 이게 어릴때 과학시간에 배우던, 대륙판끼리 이동하다 충돌하면 산맥이 생길수

있다.. 하는것과 비슷합니다. ㅋㅋ)




상태를 안쪽에서도 확인하기 위해, 그리고 앞으로의 작업을 위해 픽업을 분해합니다. 이 사진과 다음 사진을 보시면

알수 있는건, 기타의 구조상 한가운데 제일 아래와 위(넥과 결합된 부분)에는 구조를 버티기 위한 두꺼운 블럭이 통 안에

있다는 거죠. ㅎㅎ




합판의 깨진 단면은 깔끔하지 않아서, 다시 원래의 모양으로 만들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공구를 사용해 눌러서, 모양을

얼마나 회복할수 있을지 확인해 봅니다. 옆으로 조금씩 이동하면서 이 주위를 많이 눌러서 모양을 최대한 회복시켜

놓습니다. ㅎㅎ




모양을 복구하는데 방해되는 조각은 과감히 떼어내기도 하고, 열심히 눌러서 최대한 원래의 모양에 가깝게 만든 다음,

부분 부분 접착을 합니다. 일부는 계속 눌러놓고 조금씩 접착하면서 전진하는거죠. 이건 물론.. 다 접착한 후의

사진입니다만.. ^^;




제가 찍은거지만.. 사진이 이렇게 건너뛸때 가장 슬프군요. ㅠㅠ 접착후에 작업칼로 접착제를 다 베어내고.. 깎아내고..

다듬고.. 사포로 갈고.. 했던 엄청난 노가다 작업의 시간들이 있는데!! 사진만 달랑 한장이라니.. 


사실 모양을 복구하기 힘든 파손이라.. 다른 수리할때보단 다듬어놓은 결과물이 만족스럽진 않네요.


이제, 버핑(buffing, 국내 공장에선 '빠우'라고 하죠.. ㅋㅋ) 작업을 하며 사포질한 스크래치를 없애고 광을 다시 냅니다!




그러면 이렇게 완성이 됩니다. 완전 알흠다운 결과물은 아니라서 약간 아쉽네요. ㅠㅠ




요즘 세상에 택배를 이용하지 않기도 어렵긴 하지만..

사용상의 실수가 아닌 이런 배송 파손은 보낸 분이나 받은 저희나 (반대 경우도) 참 당황스럽고 곤란한 문제죠.


이 글을 보시는 다른분들도, 불행한 사고 없이 기타와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