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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기타 리페어

얼핏 큰 작업같아 보이는, 리프렛





안녕하세요. 찰스 입니다.


최근 기타 수리에 관한 포스트가 다 크래프터 기타인것 같은.. ;;

사용자가 워낙 많다보니 그런가 봅니다. ^^;


오늘은, 얼핏 생각하면 대 공사인것 같은 작업.. 리프렛 입니다.




오늘의 환자는 크래프터 갓인어스. 인기 많은 모델입니다. 가격이 싸구려라고는 할수 없는 가격대임에도.. 사용자가 많습니다.




측후판에 맞춰서 헤드도 로즈우드 판이 깔려있네요. ㅎㅎ




통기타 줄은 1,2번 선은 그냥 쇠줄 (plain steel), 3-6번 줄은 와운드 스트링(wound string) 입니다.

와운드 스트링이란.. '감다' 라는 뜻의 영어 wind 의 과거분사형.. 쿨럭 ;;

여튼, core 라고 부르는 심 위에 구리 합금선을 감아서 만드는 선입니다. 이 구리 합금선의 종류에 따라서, 80/20 bronze(구리 80, 아연 20) 와 Phosphor bronze(구리 92, 인 8) 로 나뉩니다.


와운드 스트링도 오래 쓰면 그렇게 되긴 하지만, 보통은 얇고 튼튼한 1,2번 줄들이 프렛을 많이 갉아먹습니다.




사실 이 정도 갈린 정도로는 리프렛을 권하진 않는데, '그냥 교체해 주세요..' 하셔서 진행한 기억이 납니다. ㅎㅎ


프렛이 많이 갈린 위치를 살펴보면, 사용자의 연주 취향을 대략적으로 파악이 가능합니다.

낮은 프렛에서 노래 반주를 위주로 하는 분들은 보통 1-6번 정도 프렛 구간만 급격히 갈립니다. 스트럼 시에 줄의 진동도 심하기 때문에 프렛에 더욱 손상이 가죠.

연주곡을 즐겨 치시거나, 애드립 연주에 심취하신 분들은 훨씬 넓은 범위 구간이 더 더딘 속도로 갈려 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진행이 느린 대신에, 리프렛을 할때는 그만큼 넓은 구간을 교체해야 하죠.




브리지 핀도 없어졌다고 하셨습니다. 새들은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직접 테잎으로 붙여서 오셨네요. ㅎㅎ




오늘의 작업을 위해 필요한 도구들입니다. 일반적인 공구로는 불가능한 작업이기에, 기타 전용 공구로 개발된 애들이죠. 우리나라에선 잘 팔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다들 생각외로 비쌉니다. 크흑..


왼쪽의 은색 길다란 막대가 프렛입니다. 지판 넓이에 맞게 가공되기 전의 상태입니다.




공구를 이용해 교체할 프렛들을 뽑아냅니다. 기본적으로는, 처음 기타 제작시에 프렛을 지판에 접착을 하거나 하는건 아니고 보시는 것처럼 지판에 얇게 홈을 파고 그 홈에 프렛 기둥(tang 이라고 합니다)을 박아 넣는 거랍니다. 그래서 적합한 공구가 있다면 생각외로 쉽게 뽑힙니다.




4개를 교체하기로 해서 뽑아냈습니다. 사용하신 흔적을 볼수 있는건 프렛 아래에 깔려 있던 때(...)와 저 녹색으로 보이는 구리 녹 입니다. 일반 금속류에는 보통 갈색이나 붉은색 계통의 녹이 슬지만, 구리에는 녹색으로 녹이 생긴답니다.




지판의 때와 녹을 다 긁어내고 털어낸 후에, 새 프렛을 준비합니다. 아까의 긴 프렛을 각 프렛 위치에서 길이에 맞게 잘라내는 거지요.




눈썰미 좋은 분들은 보셨겠지만, 아까 말씀드린 프렛의 탱(지판에 박혀들어가는 부분)이 박혀 들어갈수 있는 홈이.. 지판에만 있고, 그 옆의 흰색 지판 바인딩에는 안 파여 있습니다. 그래서 아까 보여드린 공구 중, 프렛 탱 커터를 이용해서 바인딩 두께 정도 길이의 탱을 잘라내고 프렛을 박습니다.

 



잘 박아넣고 나면 끝? 이 아닙니다.

새 프렛은 보통 원래의 프렛들보다 키가 큽니다. ㅎㅎ 그래서 원래의 프렛들과 너무 차이가 난다면 액션 수치에도 변화가 생길수 있고, 연주감도 새 프렛들 있는곳과 원래의 프렛들이 있는 곳에서 차이가 날 수 있지요.

이 기타에선 아닙니다만, 1프렛부터가 아니라 중간 위치에서 프렛을 바꿨다면 당연히 주변 프렛들과 높이 차이가 있으면 버징이 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저렇게 블럭에 사포를 깔아서 높이를 맞춰 밀어줍니다.


그리고.. 잘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부분인데, 일반적으로 통기타의 지판도 마찬가지고 그 위에 박힌 프렛의 윗면도 당연히 그렇게 됩니다만, 직선이 아닙니다. 네. 통기타 지판 윗면은 직선이 아니에요. 일정한 곡률이 있어서 약간 볼록하게 되어 있습니다. 클래식 기타의 경우는 직선인데, 그래서 통기타의 지판에 익숙하던 분들이 클래식 기타 지판을 보고 '오목하다' 라고 느끼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ㅋㅋ

일반적으로 통기타와 일렉기타는 지판에 곡률이 있고 (그 정도는 보통 다릅니다), 클래식 기타는 직선입니다.


그래서 저 블럭은, 그 곡률을 만들기 위해 밑면이 반대로 오목하게 되어 있습니다.



휴.. 리프렛 글을 쓰려니 설명할게 많군요. ^^;;




이것은.. 프렛들간의 높이 차이를 확인할 때 쓰는 초정밀 직선 가공 자.. 랍니다. 눈금도 없는 자 따위가.. 비쌉니다. ㅠㅠ 현재 환율로 6만4천원 가까이 하는군요. ;;


물론 이 작업은 넥(지판) 자체를 일자로 만들어 놓은 후에 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 프렛들을 다 건너 뛰어서 지판의 모양이 일자인지 측정하는 자도 있답니다. 더 비싸죠.. 현재 9만8천원 정도.. OTL




각 줄이 걸릴 위치마다 한번씩 확인해 보는 중입니다.


이 다음 사진이 없군요. 프렛 윗면은 원래 동그랗게 모양이 나와야 기타 줄이 닿았을때 깔끔한 소리가 나기 때문에, 아까처럼 블럭을 사용해서 갈아낸 후 납작해진 윗면을 다시 동그랗게 가공을 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프렛 표면이 거칠면 줄을 눌렀을 때 손에 느낌이 바로 전해져 오기 때문에, '드레싱' 이라고 하는 표면을 잘 다듬는 작업도 해야 하고요. 그런 작업들을 다 거치고 나면 리프렛 작업이 완성이 됩니다.




아까 브리지 핀이 없었기 때문에.. 요청대로 에보니 핀과 줄을 장착하고 가볍게 세팅을 합니다.




그리고 버징 유무와, 소리 톤의 테스트를 하면 완료!




이렇게.. 또 하나의 작업이 마무리 됩니다.


프렛 윗면은 원래 동그랗게 모양이 되어 있습니다. 이 모양으로, 줄과 프렛의 접점이 아주 좁아야

기타 소리가 깔끔하게 나게 됩니다. 그러나 프렛이 많이 닳게 되면, 그 접점이 점점 넓어지면서 기타 톤이

안좋아지는 경우가 생길수 있습니다. 보통 일반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앞의 프렛이 깎여서 낮아졌으니 뒤의 프렛의 높이에 걸리겠지?'

하는 상황이 아닌, 그냥 그 깎인 프렛만으로도 안좋은 소리가 만들어집니다. 찡찡 거리는 느낌이 날 수도 있고,

가끔은 약간 뮤트 된것 같은 먹힌 소리가 날 수도 있지요.


그런 소리가 들릴 때 쯤엔 여러분의 기타도 리프렛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지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