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金光石, 1964. 1.22 - 1996. 1. 6)
수 많은 명곡들을 남기며, 한국 대중 음악사에 확실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입니다.
우리 나이 33세에 돌연 사망하는 바람에, 수 많은 음악인들과 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줬습니다만..
사후 20년이 넘게 지난 아직까지도 그의 노래들을 주제로 한 음악/뮤지컬 공연들과 추모 공연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음악인과 동호인들에게 많은 것을 남긴 존재감이 큰 가수였다고 할수 있죠.
(저도 김광석 씨의 곡 '서른 즈음에'를 스무살 때부터 불렀습..)
국내에선 마틴 기타 중 M-36 이라는 모델이 故 김광석 씨가 생전에 사용하셨던 모델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들리는 얘기로는 김광석 씨는 D-35를 마음에 들어했는데, 체구가 작은 편이라 드레드넛의 크기에 부담을
느껴서 그 보다 더 작은 M-36 모델을 많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M-36 으로 추정되는 모델을 사용중인 사진입니다.
김광석 사후 20주기가 되던 2016년에, 살아계셨으면 만52세가 되었을 것을 계산하여 총 52대의 커스텀 M-36 모델이
생산되었습니다. 그리고 각 모델에 1번부터 52번까지의 시리얼이 쓰여졌고, 이제 국내에 딱 3대 남아있던 모델 중
하나가 통기타이야기에 입고 되었습니다.
정면 모습입니다. 원래의 양산형 M-36, 그리고 리이매진드(Reimagined) M-36 과 스펙이 약간 다릅니다.
가장 다른 점이라면.. 커스텀 모델답게, 프리미엄(Premium) 급의 시트카 스프루스(Sitka Spruce) 상판이 사용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빈티지 토너(Toner)가 칠해져 있다고 하는데, 요즘 나오는 리이매진드 시리즈처럼 진한 노란색
같은 느낌은 아닙니다. 그냥 정말 어느정도 사용한 것 같은 기타의 색깔이랄까요.
M-36 모델은, 기존의 양산형 모델들도 3피스 후판으로 되어있습니다. 3피스 후판은 일반적인 2피스 후판보다
더 저음이 잘 살아난다고 하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 기타는 바디가 약간 특이한 형태 (상판/후판 넓이는 점보 같고 두께는
OM 같이 얇습니다.) 이다보니, 저음의 밸런스를 잡기 위해서 가해진 설계라고 생각이 됩니다.
양산형 M-36에는 3피스 판이 전부 인디언 로즈우드(Indian Rosewood) 인데, 이 한정판 모델은 가운데 판이 코코볼로
(Cocobolo)라고 하는 같은 로즈우드 계열* 의 나무입니다. 같이 쓰인 인디언 로즈우드 보다 더 밀도가 높고 비중이 커서
(비중이 1.1이라서 물에 가라 앉는다고 합니다.) 더 단단한 소리를 소리를 내며, 두께등을 잘 가공해서 악기에 사용할 경우
유명한 브라질리언(Brazilian) 로즈우드에 필적하는 소리를 낼수 있다고도 하는 목재죠.
의미 깊은 한정판 모델이다 보니, 더욱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 생긴 변화라고 생각됩니다.
* 학명으로 Dalbergia ~로 쓰이는 수종을 뜻합니다. 인디언 로즈우드는 Dalbergia latifolia, 코코볼로는 Dalbergia retusa,
마다가스카 로즈우드는 Dalbergia baronii, 브라질리언 로즈우드는 Dalbergia nigra, 그리고 뜻밖에 특수목으로 유명한
아프리칸 블랙우드(African blackwood)도 Dalbergia Melanoxylon 이라고 분류되는 로즈우드 계열 나무입니다.
상판만 놓고 정면에서 보면, 3피스라서 후판 브레이싱이 한가운데가 아니라 A자 같은 모양으로 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타는 개발 과정 중 마틴 본사에서 김광석 씨의 실제 공연 영상, 직접 사용하던 M-36 모델까지도 요청해서
소리 설계에 참고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마틴의 VTS (Vintage Tone System - 새 기타의 상판이나
브레이싱(bracing)을 오랫동안 에이징(Aging) 된 기타 같은 소리로 만드는 공법) 가 적용된 상판 입니다.
좀 더 확대해서 보면, 제일 끝 20프렛에 자개로 김광석 씨 사인이 인레이로 들어가 있습니다.
TMI 로 알려드리자면.. (하하)
영문 스펙을 보실때 MOP(Mother of Pearl) 라고 표기된 자개가 위 사진 같은 흰색 자개이고,
Abalone pearl 이라고 표기된 것이 청색이 섞여 있는 자개 입니다. ^^;
그리고 사운드홀 안을 들여다보면, 이 한정판의 라벨이 붙어 있습니다. 말씀드렸던 대로 52대만 생산된 모델이라 52대 중
몇번째 모델인지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밑에는 김광석 씨의 사인과 '행복하세요' 라고 친필 글귀가 쓰여 있네요. (물론 친필을
복사.. ㅎㅎ)
그리고 양산형 M-36과 가장 다른 점 중 하나, 브리지(Bridge) 입니다. 양산형은 기존 모델이나 이번의 리이매진드 모델이나
다 인디언 로즈우드 브리지 인데요, 이 한정판은 에보니(Ebony)로 되어 있습니다. 색깔 등의 취향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만
보통은 밀도가 더 높은 에보니 브리지가 더 음 전달에 좋다고 하지요. 새들(saddle, 하현주)은 본(bone) 재질이고, 브리지 핀은
검정색 점이 박힌 플라스틱 핀입니다.
헤드(head)는 누가 봐도 알수 있는 전형적인 마틴 디자인 입니다. 마호가니(Mahogany)넥 위에 인디언 로즈우드
판이 붙어 있는 모양이죠. 로고는 그냥 Martin & Co. 만 써 있는줄 아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옛날에 저도요),
C.F.Martin & Co. 입니다. 마틴 사장의 풀 네임.. Christian Frederick Martin 이지요. (이번 글엔 많은 TMI가..)
너트(Nut)도 새들과 마찬가지로 뼈! 본 입니다. 이 모델은 43mm (1 11/16") 폭의 너트 입니다. 예전 M-36과 같고,
리이매진드 M-36에서는 44.5mm (1 3/4")로 변경되었습니다.
뒷면 튜닝 머신(Tuning machines)을 보시면, 마틴에서 항상 애용하는 그로버(Grover) 사의 제품입니다. 18:1의 기어비를 가진
모델로, 충분히 정밀한 효과를 보입니다.
지판에는 심플한 디자인의 도트(Dot) 인레이가 들어가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아발론(abalone)! 청자개 입니다.
그리고 12프렛에서 지판 폭이 2 1/8" (약 54mm)로, 너트가 1 11/16" (43mm)인 것을 감안하면 스탠다드 테이퍼
(Standard Taper) 지요.
테이퍼란, 너트 쪽에서 하이 프렛 쪽으로 올라오는 동안 지판이 넓어지는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최근의 리이매진드 모델들에선 더 넓은 1 3/4" (44.5mm) 너트에서도 똑같이 12프렛에서 2 1/8" (54mm)이니 넓어지는
정도가 덜하다고 느껴지는 형태입니다. 하이퍼포먼스(High performance) 테이퍼라고 하지요.
김광석 씨가 생전에 연주하시던 실제 M-36 모델 소리까지 참고해 가며 만들어진, 그의 20주기에 생산된
52대 한정판 모델 입니다.
사운드 샘플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겠지만, OM 정도의 얇은 바디에도 불구하고 바디 자체는 넓은 편이고 3피스 후판까지
적용되어 있어서 상당히 균형 잡힌 소리를 내어주는 기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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